본문/내용
#. 청각적인 요소에서의 분석
‘너는 내 운명’은 이 세상에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촌스러운 단어들로 가득 차 있다. 에이즈에 걸린 여자의 이름은 아이러니하게도 ‘은하’이며, 게다가 그녀가 일하는 칙칙한 티켓다방의 이름은 ‘순정’이며, 노총각이 그녀에게 털어놓는 가슴 절절한 사랑 고백은 고작 “난 거짓말 안 해요” “예뻐요. 세상에서 제일 예뻐요” “내가 지켜줄게요” “행복하게 해 줄게요” “사랑해요” “결혼해 주세요” 따위의 것들이니 말이다.
이 영화는 이런 순진하고 순결한 단어들을, 세상이 생각하는 가장 더럽고 지저분한 인식(티켓다방, 에이즈)들과 일대일로 짝을 맺게 하는 얄궂은 방식을 통해(심지어 감독은 “에이즈에 걸린 다방 여종업원은 무조건 예뻐야 한다”면서 전도연의 화장과 의상에 특별한 신경을 썼다고 한다), ‘단순한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사랑에 관한 신화를 가슴 절절하게 설파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행하여지는 사랑’만큼 누구나 간절히 염원하는 사랑이 또 있을까. 이 영화가 주는 눈물의 본질은 이것이다.
#. 영상적인 요소에서 분석
파랗고 높아 보이는 하늘에 『너는 내 운명』이라는 파란문구를 삽입하며 시작하는 영화오프닝. 사람의 감수성을 가장 많이 자극하는 하늘색을 바탕으로 이 영화의 아름다운 사랑을 암시해 주고 있다.
아름다운 사랑에 못지않게 주인공의 암울한 과거사와 다방레지라는 현 직업을 어둡게 나타내기 위하여서 주로 Back Shot으로 화면을 많이 잡았다.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화면으로 담아내기 위해서 직접적인 눈물을 보여주지 않고 간접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영상의 사랑의 기다림의 순수함을 보여주기 위해서 클라이맥스부분에서는 하얀색을 주로 사용하였다. 시골 과수원길에서 석중(황정민)과 은하(전도연)의 데이트 장면중에 눈처럼 하얗게 날리는 꽃잎들과 엔딩장면의 은하의 출소날의 눈내린 장면은 그들에게 축복과 세상이 믿지 못한 사랑을 표현하여 주고 있다. 하얀색의 이미지는 깨끗함과 순수함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