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머리말
해방촌은 보통 두 가지 특징으로 거론된다. 그 하나는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해방과 더불어 생겨난 마을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주로 38선 이북지역에서 이남지역으로 내려온 사람들이 임시거처로 남산기슭을 사용하면서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마을이라는 점이다. 이 두 특징은 한국현대사의 출발을 응축하여 보여주고 있다. 일제로부터의 해방과 남북분단의 과정에서 생겨난 이 마을은 해방된 조국을 자주적인 통일독립국가로 만들어내지 못한 한국현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것이다.
한편 해방촌은 산업화과정 속에서 상경한 농촌민들의 보금자리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산업화와 공업화의 혜택보다는 피해를 더 많이 받은 사람들이었다. 이들과 월남인들은 자신들의 공통된 아픔, 특히 이주민이라는 점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융화되어 살아 갈 수 있었다.
이런 해방촌의 특성을 제대로 살핀다는 것은 결국 남북분단이 몰고 온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는 길을 찾는 역할을 할 것이며, 한편으로는 산업화과정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문제에 관심을 돌리는 일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해방촌에 관한 연구는 부진한 형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