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머리말
신라말·고려초의 시기는 신라의 엄격한 신분질서인 골품체제가 붕괴되면서 새로운 사회체제로 전환해가는 사회적 격변기였다. 이 사회적 격변기를 담당해간 계층은 일반적으로 호족이라고 알려져 있다. 호족은 지방세력으로서 일정한 지역을 거의 배타적으로 통치할 수 있었으며, 그 지역의 인민과 생산물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엄격한 골품체제 아래서 어떻게 막강한 세력을 지닌 호족이 등장할 수 있었을까하는 문제는 많은 연구자들에게 항상 궁금증을 던져주고 있었다. 호족의 등장 가능성에 대하여 많은 연구자들이 주목한 것은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호족이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지금까지 크게 두가지 방향에서 생각되어 왔다. 하나는 중앙정부 통치력 약화와 다른 하나는 지방세력의 자체의 성장이다. 중앙정부의 통치력 약화는 신라 하대 이후 계속되었던 왕위쟁탈전에서 그 주된 이유를 찾았다. 지방세력자체의 성장은 해상무역의 발달, 신라하대 지방개발사업의 추진, 신라말·고려초의 농업생산력의 발전 등으로 가능하였다고 생각되었다. 그런데 필자는 이 논문에서 지방사회 성장의 문화적 측면으로서 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