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다음 장은 하계의 신들에 대한 장이다. 하데스는 때때로 하계의 제우스라고도 불리는데, 때로 이 두 신은 서로 다른 신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 하계의 제우스는 희랍어로 Zeus Katachthonios, 또는 Chthonios Zeus라 하는데, 이 책에서는 h자가 하나 빠져서 chtonios가 된 것이 몇 군데(406쪽, 407쪽) 있다. 책을 만들다 보면 이런 종류의 실수는 자주 있는 것이니 탓할 생각은 없고, 다만 이 기회에 이 희랍어에서 나온 영어 단어 chthonic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단어는 희랍어 chthon(“땅”)에서 나온 것으로, 대개의 영한사전에는 실려 있지 않다. (지금 내 주변에 있는 네 종의 영한사전을 찾아보니, 이 단어가 표제어로 올라 있는 것은 하나뿐이다. 혹시 내가 낡은 사전만 보아서 그런 것 아니냐고 의심할 독자도 있을지 모르지만, 이 단어가 실린 사전이 1989년 판인데 반해, 실려 있지 않은 (다른 출판사의) 사전 중에는 1995년 판도 있었다. 어쩌면 오히려 옛날 사전에만 실려 있기가 더 쉬운데, 일반적으로 사전 개정 작업이란 것이 옛 사전을 기초로 하여, 잘 쓰이지 않는 말들은 빼고 새로 만들어진 용어들을 덧붙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희귀 단어는 한 번 빠지면 나중에 다시 추가되기가 쉽지 않으므로, 앞으로의 독자들은 이 단어를 사전에서 보기가 더욱 힘들게 될 수도 있다.) 지금 내가 가진 사전에는 제대로 ‘땅속에 사는’, ‘지하의 신들의’라고 나와 있는데, 국내에서 출판된 쟈크 르 고프의 <서양중세문명>(유희수 역, 문학과지성사 1992)에서 이 단어가 “지옥 같은”(‘지옥 같은chthonien’ 민속 축제, 373쪽)으로 옮겨졌던 것으로 보아, 혹시 그렇게 올라 있는 사전이 있을지도 모르니 주의할 일이다. (내가 갖고 있는 불한 사전에는 ‘지하의’, ‘지옥의’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