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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의학에 대한 막연한 첫인상은 25년 가까이 다녀온 동네 병원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일상적인 병들을 가볍게 다루면서 언제든지 부담 없이 편하게 들를 수 있는 의약분업 전의 약국 개념이었다. 그리고 한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는 생각에 특정과를 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거쳐 가는 경유점이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의대에 들어와 가정 의학에 대해 배우고 직접 실습해 보고 나서 가정 의학에 대한 새로운 매력을 느꼈다.
우선, 가정 의학과에서의 지속적 의료에 대한 개념이다. 물론 다른 과에도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내용이겠지만 지속적 의료의 제대로 된 실천을 가정의학과에서 체험했다. 여타 다른 과들은 어느 특정한 한 부위에 대한 치료가 끝나면 그 부위가 재발하지 않는 이상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가정 의학과는 치료가 완료 되었을 지라도 또 다른 병이 없는지 혹은 건강한 상태를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해 신경을 써준다는 점이 틀리다. 그래서 가족 구성원 중 한명을 대상으로 한 치료가 온 가족 구성원의 치료로 이어 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
가족 치료 역시 이번 실습을 통해 느낀 큰 매력 중에 하나다. 가정 의학과에서 주장하는 가족 치료라는 게 실제 외래에서 환자를 통해 어떻게 파악되고 어떻게 실현되는지에 의문이 있어 왔다. 그런데 이번 외래 실습에서 교수님께서 보여주신 가족치료의 접근은 새로운 감동이 아닐 수 없었다. URI로 방문한 한 여자 환자를 문진하다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끔 담배를 핀다는... 어찌 보면 그냥 넘길 수 있는 사소한 실마리를 가지고 조금씩 환자에게 접근하면서 결국엔 남편과의 갈등, 이혼, 친정 식구들과의 불화 등으로 힘들어 눈물 흘리는 환자 본연의 숨은 모습을 드러냈다. 환자분이 어색해 하면서 부끄러워했지만 속에 있는 응어리를 누군가에게 분출했다는 하나만으로도 오히려 편안해 보였다. 어떻게 보면 가족치료를 하는 가정 의학과의 일상적인 모습을 처음 접한 충격이 아니었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