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무정의 세 번째 구조층은 순진성 혹은 정결성이다. 작가 자신이 말대로 민족주의라든가 자유주의를 내세웠다고 말할 수도 있으나, 그런 주의는 극히 막연한 것이다. 무정 속에 엄밀하게 배어 있는 이 순진성이 휘황하게 작품을 빛내고 있음은 이 작가가 참으로 당시 상승계층의 `있을 수 있는 의식의 최대치`를 포착한 드물게 보는 예외적 개인임을 입증한 것이다. 순진성, 소년적 단순성이야말로 당시의 젊은 계층의 성격이었기 때문이다.
이형식에게 있어 콤플렉스는 순결성의 상징이다. 어린 기생 계향을 `내 누이` 라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더욱 이 사실이 고조된다. 그리고 이 누이 콤플렉스는 고아로 자란 작가 춘원의 전기적 사실에 깊이 뿌리내려진 것이어서 그 어느 감정보다 감정의 추가 깊이 내려간 것이다. 누이의 존재가 정결함과 순수함의 상징인 것은 다음 두 가지 점에서 분석되어야 한다. 하나는 영채의 구도덕으로 대표되는, 절을 지킨다는, 유교적인 것의 으뜸 덕목에 연결되는 것이며, 기독교, 특히 한국이나 일본 등 후진국에 들어온 기독교의 청교도주의적 덕목인 순결성과 연결됨이 그 다른 하나이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유교의 으뜸 덕목인 절개와 기독교의 으뜸 덕목인 청교도주의적인 것을 은밀히 연결시켜 놓았던 것이며 그것이 바로 무정의 모랄감각이다. 무정의 심층구조에 깔린 이 두 덕목의 자연스런 결합이야말로 이른바 순결성·정결성의 정체이다. 그것은 작가 춘원의 소년적 혹은 청년적 순진성이자 배움의 길에 있는 일반 독자들의 그것이기도 하다.
참고문헌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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