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내 죄가 무슨 죄냐. 국곡투식 아니거든 엄형중장(嚴刑重杖) 무슨 일고. 살인죄가 아니거든 항쇄족쇄 웬 일이며 역률 강상 아니거든 사지결박 웬 일이며 음행도적(淫行盜賊) 아니거든 이 형벌이 웬 일인고. 삼강수(三江水)는 연수되어 청천일장지에 나의 설움, 원정(原情) 지어 옥황전에 올리고저. 낭군 그(리)워 가슴 답답 불이 붙네. 한숨이 바람되어 붙는 불을 더 붙이니 속절없이 나 죽겠네. 홀로 섰는 저 국화는 높은 절개 거룩하다. 눈 속의 청송(靑松)은 천고절을 지켰구나. 푸른 솔은 나와 같고 누른 국화 낭군같이 슬픈 생각 뿌리나니 눈물이요 적시느니 한숨이라. 한숨은 청풍(淸風)삼고 눈물은 세우(細雨) 삼아 청풍이 세우를 몰아다가 불거니 뿌리거니 님의 잠을 깨우고저. 견우직녀성은 칠석 상봉하올 적에 은하수 막혔으되 실기한 일 없었건만 우리 낭군 계신 곳에 무슨 물이 막혔는지 소식조차 못 듣는고. 살아 이리 그리느니 아주 죽어 잊고지고. 차라리 이 몸 죽어 공산(空山)에 두견이 되어 이화월백(李花月白) 삼경야에 슬피 울어 낭군 귀에 들리고저. 청강에 원앙 되어 짝을 불러 다니면서 다정코 유정(有情)함을 님의 눈에 보이고저. 삼춘에 호접(胡…
“이내 죄가 무슨 죄냐. 국곡투식 아니거든 엄형중장(嚴刑重杖) 무슨 일고. 살인죄가 아니거든 항쇄족쇄 웬 일이며 역률 강상 아니거든 사지결박 웬 일이며 음행도적(淫行盜賊) 아니거든 이 형벌이 웬 일인고. 삼강수(三江水)는 연수되어 청천일장지에 나의 설움, 원정(原情) 지어 옥황전에 올리고저. 낭군 그(리)워 가슴 답답 불이 붙네. 한숨이 바람되어 붙는 불을 더 붙이니 속절없이 나 죽겠네. 홀로 섰는 저 국화는 높은 절개 거…
죽창문을 열치니 명정월색(明淨月色)은 방안에 든다마는 어린 것이 홀로 앉아 달더러 묻는 말이
“저 달아. 보느냐. 님 계신 데 명기(明氣) 빌려라. 나도 보게야. 우리 님이 누웠더냐 앉았더냐 보는 대로만 네가 일러 나의 수심 풀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