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들어가는 말
20세기말부터 불어닥친 유전공학 등 생명공학과 첨단기계공학―정교한 로봇 발명을 포함한―의 눈부신 발전은 인간과 여타 생물, 생물과 무생물간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아울러 20세기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세계화·정보화는 개인과 개인, 집단과 집단, 국가와 국가, 문명과 문명간의 시간적 간격과 공간적 경계를 해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새천년 벽두부터 세계화·정보화라는 격변을 통해 21세기에 부상하는 세계질서에 대한 관심이 전세계적으로 고조되고 있다. 과연 21세기 세계정치는 세계화·정보화에 따른 전지구적 변화와 함께 상이한 문명들간의 갈등과 충돌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상이한 문명들간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한 다원주의적인 복합문명의 출현으로 귀결될 것인가?
서구에서 이와 관련된 논쟁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학자가 바로 미국의 하바드대 정치학자인 헌팅턴(S. Huntington)과 독일의 유명한 <헷센 평화 및 갈등 연구소>의 소장인 뮐러(H. Müller)이다. 헌팅턴은 『문명의 충돌』(1997)에서 냉전 종언 이후의 세계정치를 전망하면서 상이한 문명들간의 충돌에서 비롯되는 문화적 갈등이 세계정치의 중심축…
된 미국으로부터의 농산물 수입개방 압력과 더불어 우리 농업 및 농산물 보호 차원에서 ‘우리 것 지키기 운동’―일종의 저항적 민족주의운동?―및 이를 뒷받침한 ‘신토불이(身土不二)’ 사상 등이 쉽게 떠오르는 예이다. 아울러 우리는 세계화와 때를 같이 하여 국악과 같은 전통예술분야나 기업의 세계화전략에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발상의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다른 영역으로도 점차 확산되는 현상을 또한 목격한 바 있다.
이처럼 우리는 세계화·정보화와 더불어 동아문명의 일원인 한국에서도 일견 상호 모순적인 현상, 즉 경제영역은 물론 문화의 일정영역에서는 서구문명에의 동화작용이 가속화되는 반면 다른 영역에서는 서구문명에 대한 저항이 명료화되는 현상을 목격한다. 다른 한편 이른바 퓨전(fusion) 요리, 국악기와 서양 악기를 함께 편성하여 작곡을 하고 연주를 하는 퓨전 음악의 출현 등은 일상적으로 꽤나 친숙한 현상이 되어가고 있다. 곧 문명간의 동화, 배척 및 융합의 상호작용이 한국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가속적으로, 그리고 복합적이고 중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과 일본에서도 친숙한 현상이며, 국내언론의 보도를 통해 알려지고 있는 것처럼, 점차 북한사회에도 확산되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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