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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이 아내를 살해한 범인을 찾아 나선다는, 언뜻 보면 단순한 줄거리를 가진 이 영화는, 그 독특한 구성에서 이러한 단조로움을 극복하고 있다. 우선 영화는 흑백과 칼라 화면의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흑백화면은 처음부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제3자의 입장에서 주인공을 관찰해간다. 반면 칼라화면은 현재부터 거꾸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주인공의 시점에서 주인공이 보는 만큼만을 보여준다. 이렇게 두 화면이 번갈아 가며 보여지고 영화의 마지막에서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모든 진실이 드러난다. 이러한 구조는 우리영화 ‘박하사탕’에서도 볼 수 있지만 다소 차이가 있다. ‘박하사탕’에서는 이야기를 큰 단위로 나누지만, 메멘토에서는 주인공이 기억할 수 있을 만큼의 짧은 시간들로 장면들을 나누고 각 시퀀스의 처음과 다음장면의 마지막 작면이 맞물리면서 이야기의 연결성을 지켜간다. 이런 점에서 보면 메멘토의 구성이 쫌더 세밀하고 정교하지 않나 생각된다. 관객들은 지나간 장면을 기억하고 있어야만 다시 진행되고 있는 장면과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영화는 한 장면 한 장면을 놓치지 않도록 관객들에게 집중하도록 한다. 행동과 대사 하나 하나를 기억하게 함으로써 관객들이 온통 영화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듯 전체 이야기를 여러 부분으로 분절시키고 각각의 사건들을 또 다시 시간 역행이라는 독특한 구조를 통해 설명하는 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관객들은 적잖은 혼란을 겪게 된다. 감독은 이런 혼란 속에서 주인공이 보는 만큼만 관객들에게 보여줘 관객들이 객관적 사실보다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의 입장에서 같이 기억을 더듬어가게끔 유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