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Ⅰ. 들어가며
돌이켜보면 한국에서 신자유주의에 대한 논의는 별로 없었다. 물론 학계 일부에선 문제제기를 했겠으나 그 울타리를 넘지 못했다. 그것은 OECD에 가입한 때를 봐도 알 수 있다. 당시 OECD가 가입조건으로 내세웠던 것이 다름 아닌 금융시장의 개방이었다. 그런데 이 중대한 사안은 공론화조차 되지 않았다. 신자유주의에 대해서는 알아볼 것도 없이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는 게 급급했다.
OECD 가입 직후 국회에서 ꡐ정리해고제ꡑ ꡐ변형근로제ꡑ ꡐ근로자 파견제ꡑ 등 이른바 ꡐ3제ꡑ를 새벽에 날치기로 통과시켰을 때에도 신자유주의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ꡐ노동의 유연화ꡑ라는 신자유주의의 핵심적인 주장과 관련되었는데도 그랬다. 프랑스의 언론들이 한국의 총파업을 ꡐ신자유주의에 대한 저항ꡑ이라고 불렀던 것과 대조되었다. 그런가 하면, 대우재벌이 프랑스의 국영기업 ꡐ톰슨 멀티 미디어ꡑ를 인수하려다 노조의 반대로 실패하였을 때, 한국에선 엉뚱하게 한국인을 멸시한 결과라며 민족감정을 들고 나왔다. 프랑스에서 중요했던 관점은 한국재벌로 대표되는 ꡐ봉건적 신자유주의ꡑ(ne´olib e´ralisme fe´odal)에 대한 거부에 있었다.
이처럼 한국에서 신자유주의는 가려져 있었다. 반면에 세계화란 구호는 요란했고 또 별 저항 없이 받아들여졌다. 김영삼 정부가 정치적인 책략으로 이용했고, IMFIBRDOECD 등 신자유주의의 기구들이 계속 한국의 경제를 칭찬했던 배경도 작용했다. 그러다 느닷없이 공황이 덮쳤다.
여기서 우리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란 무엇이며 우리의 노동현실에 미치는 영향과 그것에 대항하여 우리 노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