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다른 모든 곳에서 작동하는 원리는 동일하다. 가능한 미세한 동작에 이르기까지 규율을 통해 통제하고 길들이는 것, 그것을 통해 주어진 질서를 받아들이고 그에 복종하는 것, 근대적 인간은 이런 강제와 규율을 통한 길들임을 거쳐 탄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권력은 근대가 양산한 분열자들을 길들이는데 필수적인 것이다. 그들 분열자들을 그대로 둔다면 제멋대로 행동하고 살아갈 것이기에 부르주아가 애써 확보한 근대적 질서 전체를 뒤집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를 막기 위해 근대의 지배계급들은 때론 감금과 직접적 폭력을 가하기도 하고 때론 유용성을 통해 작동하는 권력을 내면에 심으려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영화 전체에 걸쳐서 채플린이 언제나 경찰과 대립하고 무수하게 경찰에 잡혀가는 것도 역시 분열자를 길들이려는 근대적 삶의 강제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하루 종일 기계처럼 반복되는 나사못 조이는 작업으로 인해 급기야는 눈에 보이는 것마다 조여 버리려 하는 기계화된 습성이 고착된 정신병자가 된다. 심지어 가슴에 달린 단추만 보아도 조이기 위해 달려드는 광인. 손과 눈과 신체의 부분들이 오직 관리자들에 의해 정의된 작업에 몰두하는 것, 그것이 바로 그들이 꿈꾸던 이상적 노동자인 것이다. 이로써 채플린은 부르주아의 이상이 갖는 편집증적 성격을 보여준다. 한편 광인이 된 채플린은 더욱더 기계의 일부분이 되는 방식으로 행동한다. 여자 가슴의 단추를 향해 스패너를 들고 달려드는 것이나, 기계에 넣는 기름을 모든 사람의 얼굴에 뿌리는 것이 그렇다. 그것은 기계의 일부가 되어 인간을 모욕하는 것이며, 그것을 통해 기계에 인간을 복속시킴으로써 이르게 된 하나의 극단적 결말을 경고하는 것이다. 잡으려고 덤벼드는 사람들을 컨베어 벨트를 돌려 따돌림으로써, 그들 역시 기계의 일부요 기계에 복속된 존재임을 물질적으로 상기시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