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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물 논란이라는 선정적인 소재는 단지 사람들의 관심을 호도하기 위해 피워놓은 연막에 불과하다. 정작 중요한 사태의 본질은 개인의 표현물에 대한 국가의 강제적 규제와 통제가 이런 식으로 무자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홈페이지 강제 폐쇄 조치에 이어 곧바로 단행된 김인규 교사의 직위 해제는 온라인에 대한 규제와 통제가 단지 온라인 공간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적 삶이 이루어지는 현실세계에 대한 규제와 통제로 직결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사이버스페이스는 수평적·분산적 공간이며, 탈국경화된 세계이기 때문에 국가의 규제와 통제가 불가능한 자유로운 공간이라는 장alt빛 낙관론은 이미 공염불이 되어 버린지 오래이다. 사이버스페이스를 식민지화하기 위한 국가의 공세는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최근에만 해도 <애니나라>, <아이노스쿨> 등의 사이트가 국가의 번득이는 통제의 칼날 아래 잇달아 추풍낙엽처럼 쓰러지고 있지 않은가.
<애니나라>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파일 공유 프로그램인 <애니나라>는 냅스터의 기술을 앞지르는 가장 진일보한 P2P 시스템이다. 입만 열면 정보 강국을 부르짖는 정부로서는 오히려 전략적으로 양성해 주어야 할 기술 산업이다. 그런데 애니나라를 통해 음란물을 교환하는 이용자들이 있다는 이유로 이를 강제 폐쇄시킨 것은 여러 가지로 납득하기 힘든 처사이다. 음란 비디오 테이프가 있다고 VCR을 만들어 팔지 못하게 하자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며, 일산 신도시에 러브호텔이 들어선다고 일산시 자체를 갈아엎자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황당한 발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