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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으로 돌아와도 좋다에 대한 글입니다.


빈손으로돌아와도좋다cimous

본문/내용

돌아간다는 것 몇 해 만이었을까? 햇수를 헨다는 것은 부질없는 일. 까마득한 세월 너머로 고향을 여의고 있었던 마음의 상처를 가늠하지 못하는데 햇수는 가려서 뭣 하겠는가. 하긴 집안 사연도, 곡절이며 풍파도 어느 하나 고향길을 쉽게 터주지는 않았다. 고향을 생각할 때면 언제나 막다른 낯선 골목에 주저앉은 넋과 다를 게 없었다. 그렁저렁 산 게 아닌지도 모른다. 그저 헤매고 떠돌고 한 것뿐인지도 모른다. 태어나자마자 이내 떠나 버린 곳이었다. 그렇지만 집안 어른들의 아픈 마음을 어느새 내림으로 이어받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끝내 귀향을 못 하신 분들의 몫까지 내가 함께 도맡아 치르고자 어느새인가 스스로 다짐하게 되었던 것 같다. 비록 옛 집은 남은 칸보다 헐린 칸이 많고 그나마 헐어 터지기까지 했지만 돌담이며 대나무 생울타리는 반 세기 전 그대로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일가 중의 먼 촌수의 동생은 옛 둥지 뒤꼍을 돌아보다 말고 꽤나 우거진 대숲 앞에서 발을 멈추었다. 어느 어른의 손주라는 것만으로도 알아보고서 나를 반겨준 그는 이 대숲 울타리에 얽힌 집안 전설 같은 얘기를 들려주는 것이었다. `형님네 선친이며 숙부들께서 떠나신 지 반 세기가 넘어도 대숲은 노상 천 날이고 만 날이고 하루이듯 변함이 없었답니다. 별로 크지 않은 동성받이 마을에서 떠나 버린 형님댁 집안 어른들에 관한 얘기는 저도 어릴 적부터 조금 들어서 알고 있었으니까요...` 불시에 바람에 밀려 온 듯한 피붙이에게 그는 자뭇 비감스러운 말투로 이같이 말머리를 일으켰다. 남은 일가들은 이따금 대숲에 바람이라도 되게 설렐라치면 떠나간 사람들을 얘기하였으리라. 눈이 덮이는 것을 보고는 그들이 겪고 있을 풍상을 헤아렸을 것이고, 비에 젖는 것을 보면서는 가뭇없어진 그들의 소식을 궁금해하였으리라. 그리하여 새 죽순이 돋을 적마다 한 해씩 세월이 갔고 그 죽순이 껍질을 벗을 적마다 이 집을 떠난 사람 기억들도 동네 …
이 …



📝 Regist Info
I D : yrps*****
Date : 2012-07-15
FileNo : 16143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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