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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난 평론가들이 일년동안 발표한 작품 가운데 잘된 것만 뽑아서 준다는 <2002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읽었다. 김원일의 작품인 손풍금은 이 상의 수상작으로 작가가 평생을 걸고 매달리는 분단문제를 다룬 좋은 작품이다. 손풍금은 일제 말과 한국전쟁 전까지 이 땅에 주어졌던 `한 여름날 소나기 끝에 보게 되는 오색찬란한 무지개` 같은 시절을 상징한다. 개인에게나 민족에게나 그 미래가 장밋빛이었다. 그 행복은 너무나도 짧은 행복이었다. 허나, 그토록 행복했던 시절은 민족상쟁으로 산산 조각났다. 오히려 그 추억은 업보가 되어 평안한 일상을 깨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역사를 전공하는 대학원생 경식은 여든에 이른 경식의 큰 할아버지도수의 시점교차 속에서 간첩으로 남파된 동생에 대한 이야기이다. 대장장이의 아들이었던 동생이 마을의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어 온 마을의 자랑거리였던 시절, 동생이 치던 그 손풍금. 그렇게 빛나던 시절은 전쟁으로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 도수는 피난 끝에 폐지를 모으며 생계를 꾸리던 어느 날 간첩으로 남파된 동생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