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모든 사물은 내용과 형식을 가지고 있다. 그것들은 서로 모순, 대립하면서도 하나의 통일체를 이루어 사물을 구성한다. 문학예술도 이 점에서 예외가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통상적으로 내용과 형식의 유기적 통일을 이룸으로써 작품의 예술적 완성을 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내용과 형식이 따로따로 자립적으로 존재한다면 그것은 예술도 무엇도 아니라고 하는 인식 또한 널리 공유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내용이 무엇이냐, 형식이 무엇이냐 하는 질문이 주어지면 그에 대한 대답은 여러 가지 양상으로 다채롭게 나타난다. 그 가운데서 가장 흔하게 제시되는 것은 제재나 주제사상을 내용과 연결짓고 플롯, 표현수법 등을 형식이라고 파악하는 생각이다. 이 같은 생각은 아주 소박한 것임에 틀림이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러한 견해를 전적으로 타당성이 없다고 하는 것은 물론 온당치 못한 태도일 것이다. 왜냐하면 제재, 주제, 플롯, 표현수법 등도 내용, 형식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임에는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내용, 형식을 구성하는 요소일 뿐 형식 그 자체라고 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