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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5월 <중앙>에 발표된 <무녀도>는 두 번의 개작을 거쳐 완성된 작품으로 <황토기>와 더불어 작가 김동리의 초기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단편이다. 독특한 소재와 비중 있는 주제. 정밀한 구조와 절제 있는 언어의 구사, 그리고 애잔하고 비극적인 분위기 묘사가 뛰어난 작품이다.
이 작품이 그의 대표적인 단편으로 알려진 것은 김동리의 작가 세계를 이야기할 때 이 작품이 거의 빠짐없이 언급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무녀도>라는 단편집의 표제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작가 세계를 파악하고자 하는 보다 주의 깊은 독자는 이 작품의 주인공이 대변하고 있는 ‘토속 신앙’과 ‘기독교 신앙’이라는 두 가지 주제가 그 후의 김동리 작품들에서 끊임없이 반복, 확대되고 있는 주제라는 사실에서 이 작품의 중요성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김동리가 전통에 주목했던 30년대 후반기는 암흑기의 초입으로 제반 진보적 경향이 말살되고 민족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던 때였다. 문인들은 독립에 대한 의지나 낙관적 신념을 유지하지 못하고, 일본의 신체제론에 기울어지거나 전향을 하게 되며, 이런 상황에서 전통에 주목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강한 상징성을 갖는 것이었다. 전통이란 우리 민족 고유의 독자성을 뜻하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일제의 대동아공영권에 맞서는 저항의 수단이었던 것이다.
전통지향적 보수주의자로 요약되는 김동리의 사고는 대략 다음과 같은 요인에 의해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 할 수 있다. 첫째 소지주라는 계급적 요인, 둘째 경주 출신이라는 지리적 요인, 셋째 맏형인 유학자 범부 김정설의 영향, 넷째 일본유학을 하지 않았다는 교육 과정상의 특성, 마지막으로 그의 생애를 지배해온 죽음에 대한 강박관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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