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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정치적 카리스마. 구조가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합리적이고 신중한 랠프와 사냥을 강조하는 정열적이고 충동적인 잭이 등장한다. 경험과 감정, 성향이 다른 둘은 서로 각자의 세력을 구축하는데 고립된 상황에서의 `생존`의 문제는 대부분의 소년들을 잭의 둘레에 사냥을 위해 모이게 만든다.
구조를 위해 불을 피우는 것을 (문명 사회로의 회귀) 강조하는 랠프는 고립된 섬에서 사냥(생존)을 우선시하는 잭에게 패배할 수밖에 없다. 원시적 형태의 권력은 1차적으로 생존과 직결되는 가치를 토대로 형성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안경(지식과 문명)을 쓰고 천식을 앓는 피기는 육체노동을 싫어하는 지식인의 성격을 대표하고, 사이먼은 지혜와 진실을 밝히려하다 죽어가는 순교자의 성격을 띤다.
안경이나 연기와 같이 상징이 부과된 도구로 `소라`가 등장을 하는데 여기서 소라는 `권위`의 상징이다. 사람을 모으고 발언권을 주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소라의 소유권자에게 권위를 부여한다. 하지만 결국 소라는 깨지게 되고 일정한 양식이나 합법성에 대한 약속은 무효화된다.
또 하나, 여기서 상당히 주목을 끄는 인물은 `잭`이다. 소라를 가진 랠프를 물리치고 많은 아이들의 자발적인(?) 복종을 유도한 그는 어떻게 자기 세력을 확장할 수 있었을까 ? 여기서 잭의 정치적 기술을 살펴보자면, 맨 먼저 먹을 것에 대한 문제를 멧돼지 사냥으로 해결하면서 많은 아이들을 사냥 패거리로 모이게 만들고, 얼굴을 피와 재로 장식하면서 수치심과 열등감으로부터 해방된다. 마스크의 역할은 일종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게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유니폼처럼 말이다. 아, 타 간의 구별을 통해 잭이 가지는 권력체계가 공고화된다. 또 하나는 짐승의 존재를 부각시켜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것을 통해 자신이 가진 체제를 정당화 해 나가는 것. 어디서 많이 보던 수법인데 이것은 실제 잭이 가진 정치적 입지를 강화시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