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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몽룡 - 나는 이도령이 춘향이 못지 않게 여자를 잘 유혹하는 바람둥이라고 생각한다. 여자를 유혹하려면 먼저 그녀가 마음속에 무엇을 꿈꾸고 있는지를 알아야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을수가 있다. 서울 강남에서 손에 물도 안 묻히고 살고 싶은 여자에게 시골 가서 비둘기 같은 집을 짓고 살자고 아무리 유혹해도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이 도령은 춘향이 기생으로서가 아니라 양반으로 대접받고 싶어함을 금방 알아차린다.
첫날밤, 이도령은 춘향의 집에서 소위 불망기라는 것을 써준다. 이 불망기는 하등의 법률적 구속을 갖지 못하는 문서이다. 즉 그 내용을 어겼다 해서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에 이 도령과 춘향의 첫날밤과 뒤이은 두 사람만의 밤을 지내는 장면이 나온다. 춘향전은 역시 사랑을 소재로 한 작품답게 영화 속에서도 청춘남녀가 처음으로 성을 경험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서 차츰 거기에 익숙해져 가는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다. 내생각에는 영화에서 이 장면을 촬영하기가 가장 힘들었을 것 같다. 일단 두사람의 성행위를 묘사해야하고 더군다나 춘향이와 이도령은 당시 10대의나이 였기 때문이다. 현재로 판단하면 요즘 청소년들의 풍기문란이 심각한 사회문제인 것으로 볼 때, 자칫 영화에서 이문제가 이슈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는 이 장면에서 성적인 데로 나아갔다가도 마치 꽃과 나비의 경쾌한 어울림처럼 끝맺음으로서 두사람의 성행위가 조금도 더럽거나 추하게 느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