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I. 임희재, <꽃잎을 먹고 사는 기관차>
1. 생소한 1950년대
2000년대에 보는 1950년대의 희곡은 생소하기 그지없다. 상수(上手)니 하수(下手) 상수(上手)는 객석에서 봤을 때 무대 오른쪽, 하수(下手)는 왼쪽을 말한다.
니 하는 일본식 연극 용어도 그렇고, 희곡 속에서 보이는 1950년대 서울역 주변 거주자들의 생활 모습도 그렇다.
대학가도 아닌 곳에 역 주변 언덕에 하숙 영업을 하는 집이 있는 것, 6·25의 화마(火魔)가 채 씻기지 않은 주택가 모습, 증기 기관차, 서커스 패가 유랑을 하지 않고 오래 동안 머무는 것(지금 전국에 단 하나 남은 서커스단이 계속 유랑을 하는데 반해서 말이다. 물론 연극의 음악 효과를 위한 장치 겸해서 엑스트라로 둔 것이겠지만), ‘\찦차(시발 택시?)’를 타고 한강에 가서 잉어를 잡아 회쳐 먹는―지금 한강에서는 불가능할 일이다―데이트 코스, 사람들의 대화 속에 섞인 일본어투, 20대의 6·25 상이군인(지금은 70대인), ‘양갈보’라는 용어, 전쟁과 식민지의 잔재 등등…….
지금은 없어지거나 변형되거나 쓰이지 않는 용어, 현상, 인물, 사물, 풍습, 물건의 출몰로 2000년대의 독자를 다소 생경하게 만드는 요소가 스며든 희곡이다.
이런 생소한 요소들은 희곡 감상에 방해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별로 큰 방해는 아니었다. 왜냐하면 희곡 속의 인물들은 그 동안 여러 한국 문학 작품 속에서, 혹은 지금은 현실 속에서 죽 보아 온 익숙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2. 친숙한 인물들
임희재의 희곡 <꽃잎을 먹고사는 기관차>는 이처럼 생소한 희곡이다. 아니, 정확히 말해 전후 세대에게는 생소하다. 그렇지만 그 속의 인물들은 근본적으로 많이 보고 듣고 감상해 온 친숙한(?) 인물들이다.
이 희곡 속에 나오는 ‘아저씨’ 세 명―하숙집 주인 윤시중, 송 선생, 이 선생은 기존 문학 및 예술, 드라마, 영화 등의 여타 장르에서 많이 보아 온 ‘속물’들이다.
윤시중은 동사무소의 공금을 횡령…
윤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