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그에 앞서 우리는 ‘연암’과 ‘허생전’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에 대해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허생전’의 작가 ‘연암 박지원’의 두드러진 특성은 풍자적 성격과 사실주의적 성격에 있다. ‘연암’에게 있어 풍자란, 중세적 봉건 사회가 무너져 가고 그 속에서 새로운 사회의 움직임이 싹트기 시작한 역사적 변화의 시대상에 대한 비판이었다. 그는 서민의 세계를 향하여 새로운 의식 세계를 확장하면서 당대 평민층의 삶과 모습을 생생하게 포착함으로써 뛰어난 소설적 성과를 이룩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연암’은 풍자의 대상을 지배층으로 삼아 그들의 그릇된 행동을 고발하고 시정하고자 했다. 이와 같이 ‘연암’의 소설에는 당대 사회에 대한 강한 비판 의식이 내재해 있었다.
‘허생전’은 국가 경제의 취약성을 주제로 하였기 때문에 근대 자본주의 사회의 경제 타개책을 모색하였다고 할 수 있다. ‘허생’의 행동 변화가 양이나 범위에 있어 크고 넓었으며, 외국과의 교역을 주장하였고, 나라 안에서의 수레 운용 실시 등의 실학적 입장을 보여주며, 북벌론자인 실존 인물을 등장시켜 풍자하고 있다. 다시 말해, ‘허생전’은 당시의 취약했던 경제 정세를 비판하고, 상업 경제를 고취시켰으며, 이상주의의 실현을 도모한 실학 사상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상업이 천시를 받고 있던 실정에서 과거에 의한 출세를 포기하고, 상업을 통해 엄청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는 부분은 양반의 체면과 지위를 버리고 스스로에 대한 각성의 눈을 떴음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허생전’이 여타의 고대 소설과는 달리 장황하고 전형적인 설명 대신, 인물간의 대화나 행동을 통해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