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홍세화라는 논객의 장점은 사회문제의 다양한 프리즘을 독자에게 알기 쉽게 전달한다는 점이다.그의 어투는 `니들도 어느 정도 다 아는 얘기니까, 중간은 과감하게 생략하고 우리 논쟁이나 벌여보자` 는 불친절함과는 거리가 멀고 그의 문체 역시 은유와 수사로 애매모호하게 치장한 글들과 먼 지점에 있다.
홍세화는 최대한 독자의 곁에서 쟁점을,하나 하나 설명하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한 후 `자, 그럼 당신들의 생각이 궁금한군요`라고 인자하게 미소짓는, 나이 지긋한 중학교 사회 선생님처럼 믿음이 간다.그건 이런 글을 쓰는 지식인들이 잘 선택하지 않는 방법이라 생경하면서도 맘에 드는 방식이다.
의욕 넘치는 많은 이들을 단칼에 쓰러뜨리는 혼자 잘난 암호가 아니고 비밀의 방에 숨어서 아무도 공감하기 힘든 얘기를 지들끼리만 쑥덕거리는 비겁함도 아닌 클린 앤 클리어한 담론제기와 성실한 결론에 이르기이다.
공정하고 말쑥한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홍세화는 이번 책에서 그의 익숙한 장점들과 함께 또 다른 그의 면모들을 보여준다. 마치 자객처럼! 비린내나는 대한민국의 부폐한 부위들을 도려내고 당신들의 대한민국의 꼿꼿한 성채들을 바람소리 나게 흔들어 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