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2.4. 인기를 끌 만한 요인들
첫째, 실제 지명에다 실존 인물 몇 사람을 등장시킨 가운데, 유교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사후 세계에 대하여 실제담인 것처럼 진술한 것이 인기를 끈 한 요인이었다.
둘째, 한을 품고 죽은 영혼은 저승에 안착하지 못하고 일정 기간 떠돈다는 우리 전래의 원귀관념 무당의 공수나 입신 현상, 민간에서의 잡귀 쫓는 의식 등을 도입한 것도 독자에게 친근감을 가지게 하였던 것으로 여겨진다.
셋째, 문체면에서 볼 때, 저승담을 진술하는 부분에서 서술자의 어투가 아니라 주인공의 말을 직접 인용하는 형식으로 서술함으로써 더욱 실감을 자아내게 한 것도 이 작품으로 하여금 세간의 관심과 인기를 모으는 데 기여했다. 또 한자어나 한자성구를 충실하게 번역해 놓아서 한문에 밝지 않은 독자나 청자도 얼마든지 읽거나 들어서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는 점에서 일반 민중들의 접근이 용이했다.
2.5. 번역자, 베낀 사람과 베낀 시기
이 국문본의 번역자는 미상이다. 《조선왕조실록》을 따르면, 경향 각지에서 이 작품을 한문으로 베끼거나 국문으로 번역해서 전파했다고 하니 많은 사람이 참여해 다수의 이본이 존재했을 가능성도 있는데, 그 중의 하나를 모본으로 삼아 다시 베낀 것으로 보인다.
이 국문본의 필사자도 미상이기는 하나 이 국문본이 베껴진 시기가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임진왜란 전후에, 일기의 저자인 이문건 가족 중의 한 사람이 베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이유는 임진왜란 전?후에 일어났던 국어 음운상의 변화, 즉 구개음화나 주격조사 ꡐ가ꡑ 의 등장 여부 등 임진왜란 전?후의 표기법이 모두 나타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