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우선, 『삼국유사』와 『삼국사기』가 탄생하게 된 역사적 배경과 고려의 역사 계승 의식을 알아봄으로써 고려의 역사 인식의 폭을 넓히고자 한다. 『삼국사기』가 탄생하게 된 배경은 다음과 같다. 고려 초기에는 ‘고구려 계승의식’의 일환으로 고구려의 옛 영토를 회복하고, 민족의 통일을 이루려는 민족적 이상의 표현으로 국호를 고려라 정하였다. 금의 침입에 대하여 투쟁 의식을 표출하는 등 자주적·독자적인 입장에서 고려의 입지를 강화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러한 흐름 속에 유교 문화가 유입되어 발전하면서 한층 높은 수준의 유교 문화를 이루었다. 그러나, 금의 침입으로 북진 정책이 다시금 고개를 들기 시작하여 묘청의 서경 천도 운동이 일어나게 되었다. 이 때, 유교 정치의 기반을 다지고, 국권 재확립을 목표로 편찬된 책이『삼국사기』였다. 『삼국사기』는 묘청에 의해 분열된 민심을 수습하고 중앙 집권 체제의 강화를 위해 힘의 원리를 내세워 중국과 대립하였던 고구려보다는, 유연한 외교술과 충의의 도덕 정신으로 삼국을 통일한 신라의 역사 전통을 높이 평가하여 사회의 안정을 찾으려는 목적에서 편찬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유교적 소양을 지닌 유학자들에 의해 고려 중기의 역사 의식은 ‘신라 계승 의식’으로 변천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삼국사기』는 급격한 사회 변동과 정치적 변란에 대응하여 지배 질서를 재정립해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되었고, 이러한 필요성에 의해 왕권을 옹호하고, 나라를 지켜주는 정신적 구실을 하고자 편찬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