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2. 1980년대 후반의 현실인식과 시 쓰기 전략
1) ‘약속 없는 세대’로서의 자기의식
1980년대 전반에는 개체적 삶을 둘러싸고 있는 훨씬 커다란 것의 변화를 위한 시의 복무, 이를테면 이데올로기, 현실 변혁의 열망 등이 중요한 시적 주제였지만, 1980년대 후반의 장정일의 시적 관심은 볼품없는 자신의 삶 그 자체이며, 삶을 만드는 욕망의 움직임이다. 다시말해 장정일이 주목한 것은 ‘정치’처럼 커다란 것이 아니라 그것에 의해 규정되는 구체적 국면, 후기 산업사회의 권태롭고 하찮은 익명적 삶 그 자체다.
옛날에 나는 금이나 꿈에 대하여 명상했다 / 아주 단단하거나 투명한 무엇들에 대하여 / 그러나 나는 이제 물렁물렁한 것들에 대하여도 명상하련다(「햄버거에 대한 명상」부분.)『햄버거에 대한 명상』, 민음사, 1987.
장정일을 유명하게 만들고, ‘시집 살 돈이 있으면 햄버거를 사먹지’하는 우스개를 만들어 낸「햄버거에 대한 명상」의 이 대목은 그의 시적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에게 있어 더 이상 단단하고 투명한 것들은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그에게, 그리고 그의 세대에게 의미있는 것은 록 음악과 같은 문화적 코드들이다…
참고문헌
1. 텍스트
장정일,『햄버거에 대한 명상』, 민음사,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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