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20세기 구조주의는 근대적, 데카르트적 사고의 중심이었던 인간을 완전히 배제시키는 혁명을 일으켰다. 그 중심의 빈자리는 언어나 무의식, 심층구조 등 각가지 것들이 차지하였다.`
그래서 그게 어떻다는 것인가. 철학 공부를 하다보면 항상 이런 질문에 시달린다. 무슨 말인지도 이해하기 힘든 갖가지 자기들만의 언어로 진리를 찾고 있는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곱씹는다. 하지만 반도 채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한다. 지적 열등감만 괜히 솟구쳐 오른다. 삶의 존재의 내 행동의 양태를 훑다보면 그러나 실제로 사소한 행동들을 무의식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인간이니까 당연하지`라고 쉽게 끝낼 수 있었던 것도 더듬어 들어가면 누군가에게 조종당해 왔다는 배신감도 든다. 이것은 어떤 이들에게는 사치스런 상상이라든가, 왜 세상을 어렵게 그리고 심각하게 살려고 하느냐고 반문을 듣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세상의 움직임에 무조건 순응하고 싶지 않다. 물론 내 존재가 너무 미약하여 한 톨의 쌀도 마음대로 만들어 낼 수 없지만 그렇다고 `사는 게 다 그런 것`이라고 손을 놓진 못하겠다. 잘못 주입되고 잘못 이해되고 잘못 인도되는 수많은 것들과 육박전이라도 할 판이다. 세상을 알아갈수록 더더욱 많은 부조리와 억압과 자만이 같은 인간들을 힘들게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억지로 그 부패의 냄새에 머리를 돌리지 않을 것이다. 그 더러운 광경을 똑바로 쳐다보고 그 악취를 모든 점막을 동원하여 체내화한 후 하나씩 제거해 나갈 것이다. 인류는 결단코 혼자 사는 곳이 아니다. `부재증명`이다. 레비스트로스는 타인의 존재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렇기에 인간의 사고와 행동의 반경을 인가 내부로 귀속시켜야 한다. 철학의 의미는 여기에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