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영혼의 성장을 다룬『끝나지 않은 길』로 10여 년 동안 『뉴욕타임즈』의 베스트셀러 코너를 장식했다는 정신과 의사이자 독실한 크리스챤인 스코트 펙의 글을 오래 전부터읽어보리라 다짐했지만 쉽게 기회가 닿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떠한 계기로 악(惡)에 관한 자료들을 수집할 기회가 있었는데 악의 심리학이라는 제목이 더 잘 어울리는 이 책을 즐거운 마음으로 펼쳐 들었던 것이다. 후딱 책을 읽어 치우는 습성을 눌러 참으며 이틀이나 걸려 천천히 읽어 내려갔던 이 책은, 그러나 저자 스코트 펙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엄청난 분노만 간직한 채 마지막 장을 덮어야 했다. 정신과학 분야에서는 동양보다 한참을 뒤쳐진 서양인들의 눈에는 스코트 펙의 글이 상당히 매력적인 것들이 되었는지 모르겠으나 지극히 동양적인 정서로 자라 온 내게는 그의 주장들이 한없이 가볍고 딱하게 느껴짐과 동시에 그의 어설픈 정신과학은 상당한 분노감을 안겨 주었다.
영어만 제대로 할 줄 안다면 항의 편지라도 쓰고 싶을 정도였다. 물론 번역에서 오는 완전하지 못한 감정전달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으나, 내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부분은 저자의 충격에 가까운 주관적인 `사고방식` 때문이었다. 물론 번역에서 오는 원문과의 괴리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저자가 주장하는 사고 방식들과 언술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가 어느 정도 검증된 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이기 때문에 그의 문장은 나를 더욱 곤혹스럽게 했다.
이 책의 간단한 내용은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각종 정신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그 사례를 예로 들어 인간이 어떻게 악을 행하게 되는지. 인간에게 있어 악은 무엇인가를 밝힌, 그러니까, 선과 대비되는 `악`에 관한 심리학적 정신과학적 분석서이다. 그렇다면 나는…
이 책의 간단한 내용은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각종 정신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그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