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한국의 미와 자연에 가장 탁월한 해설자로 평가받던 전 국립 중앙 박물관장 故 혜곡 최순우. 최순우 전집 중에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고 한국미의 본질을 함축적으로 해설한 단문만을 발췌하여 정리한 이 책은 그런 닉네임과 명성의 자락이 어떻게 연유되었는지 확인 시켜 줬다.
한 장 한 장 펼치며 한국 문화재의 가치와 아름다움에 대한 그 분의 독특한 해석과 애정을
읽어 내리다 보면 절로 어깨에 신명이 실리고 뜨거운 조국애가 솟음을 느낄 수 있었고. 이 땅의 백성으로 태어난 사실이 처음으로 자랑스러워지는 감개무량함도 겪었다.
왜 하필 이런 환경과 의식 세계에서 허우적대고 있어야하는지 자기 비하감에 빠져 있을 때 내게 다가온 책이다. 조상의 얼과 슬기 어쩌구하는 소리를 답보적이고 흐르는 가락으로만 치부하던 건방지고 우매한 내게 그 어떤 울림보다 깊고 절절한 의미로 각인 시켜준, 한국인임이 내게 위대한 조상이 계셨음을 가슴 깊이 감읍하게 해준 책..
지나친 찬사? 아니 부족한 표현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남성의 글이라기엔 너무나 곱고 애잔한 문체와 섬세한 표현은 한결 더 우리 것에 대한 경탄과 애착을 갖게 만들어 주었고
삭막한 6월, 전철 안에서 어깨 너머로 흘깃 보고 멍한 진공을 느끼게 해준 호헌 철폐보다 더한 벅참을 안겨준 글이었다.
슬프지도 않은데 하염없이 눈물이 솟고 자꾸만 자꾸만 마른 침을 삼키게 하는. 요즘처럼 아니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도그 테이블판 우리나라를 보며 `잘 논다` 한마디 던지며 몸담고 살아가는 이 곳이 싫어질 때 난 아무 곳이나 펼쳐들고 글을 읽는다.
사랑스런 내 나라 내 겨레... 작고 너무나 미미하여 이 모든 상황에 아무 영향도 끼칠 수 없음이 말할 수 없이 서글퍼지게 만드는.
` 소백산 기슭 부석사의 한낮, 스님도 마을 사람도 인기척이 끊어진 마당에는 오색 낙엽이 그림처럼 깔려 초겨울 안개비에 촉촉이 젖고 있었다. 무…
` 소백산 기슭 부석사의 한낮, 스님도 마을 사람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