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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량은 일본이 동북지역, 즉 자신의 관할 지역인 만주의 정복했을 때에도 ‘의형(義兄)’인 장개석을 믿고 퇴각하는 등 그에 대한 신뢰를 보여줬지만, 장개석은 공산당 전멸에만 신경을 쓴 채 일본에 대한 항쟁은 뒷전으로 미루고만 있었다. 이에 불만을 가진 장학량에게 공산당군은 접촉해오기 시작했고 같은 중국인끼리 다투어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장학량은 이 시기에 홍군과 싸우는 척만 하고 있다는 정보였다. 저자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손문의 부인인 송경령의 소개장 한 장만을 지닌 채 마침내 홍군과 접선할 수 있었다. 홍구로 들어가는 길에도, 들어간 이후에도 여러 번 목숨의 위협을 받은 일이 있었지만 저자는 4개월 여간 홍군과 같이 생활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저자는 장정의 과정, 서안사변, 국공합작과 같은 역사적 사실들 외에도, 홍군들의 생활상에서부터 혁명지도자들의 생애, 그들의 만남, 그리고 홍군의 규율, 그리고 이름 없는 소홍귀들의 이야기까지 놓치지 않고 조목조목 담아내고 있다. 수업 시간에 그냥 이름만 듣고 넘겼던 혁명가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사상들, 그리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홍군들이 얼마나 커다란 열정을 가지고 혁명에 참여했는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소홍귀라고 불리는 10살 남짓한 홍군들은 그 어린 나이에도 이미 의식화되어 있었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어떤 의미인지를 확실히 알고 있어 중국 공산당의 정치교육이 얼마나 철저했는지를 잘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 고향에서 국민당군 혹은 남경정부에 의해 가혹한 수탈을 당하고 있던 농민 가정 출신으로서 계급에 대한 증오심을 가지고 있었고, 이는 혁명에 대한 열정으로 탈바꿈해 25000마일이라는 전설적인 대 탈출극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이다. 외국 학자들조차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고개를 흔들던 이 사건은 당시 인민들이 바라고 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데, 아마도 장개석에게는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