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의 사회적 성격

골품제(骨品制)위에 성립되었던 신라사회는 하대(下代)에 이르러 내부적 모순이 격화되면서 점차 붕괴되어 갔다. 새로이 6두품(頭品) 계열이 대두하여 진골(眞骨) 중심의 정치사회에 도전한 것이다. 특히 지방에서는 호족(豪族)이 새로운 세력으로 등장하여 정치의 표면에 나서게 되었다. 이들 새로운 세력인 6두품과 호족은 고대적인 신라사회에 대한 개혁을 주도하였다. 이들의 사상적 기반은 선종(禪宗)과 유교(儒敎)였다. 즉 6두품과 호족들은 보수적인 귀족들의 교종(敎宗)에 대신하여 혁신적 민중불교인 선문(禪門) 9산(山)과 결합하였고, 특히 새로운 정치사상으로 유교를 받아들임으로써 사회개혁의 방향을 제시하였다.
후삼국의 분열은 이러한 호족세력의 대두에 따른 결과였다. 그리고 송악지방의 호족출신인 왕건에 의한 고려왕조의 성립은 이들 신흥세력들의 승리를 뜻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고려왕조의 개창은 하나의 역성혁명(易姓革命)일 뿐 아니라 새로운 호족세력에 의한 고대적 체제의 극복이라 하겠다.
진골 중심의 폐쇄적 사회인 신라왕조를 고대적 성격으로 규정지을 때, 새로운 지방세력인 호족의 성장은 확실히 중세적인 요…(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