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En attendant Godot의 공간은 전체적인 지문의 양에 비해 파격적으로 단순하게 제시되어 있다. 이 작품에서 지문은 인물들의 동작과 어조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반면, 극이 시작되는 부분에서 장소와 시간은 아주 간략하게 언급되고 있는 것이다. “Route à la campagne, avec arbre. Soir.”(p.9), 이것이 전부이다. 전체적인 지문의 양을 고려한다면 무척이나 단순화된 지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베케트의 작품에서, 지문에 의한 직접적인 공간의 파악은 한계가 있고 인물들의 움직임이나 대사를 통한 간접적인 파악이 주류를 이룬다. 이러한 공간의 간접파악은 그만큼 연출가들에게 공간 구성에 대한 해석의 다양한 문을 열어 놓았다는 의미가 있다. 사실, 수많은 공연에서 나타난 Godot의 공간구성은 실로 다양하다. 배 위에서 공연을 하기도 하고, 무대를 온통 진흙탕으로 만든 공연이 있는가 하면, 무대의 바닥을 아예 하얗게 천을 깐 공연도 있었다.
본고에서는 이처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Godot의 공간을 극텍스트를 통해 분석하고, 프랑스와 국내에서 공연된 두 공연작품을 통해 공간의 구성을 비교하여 공간연출의 예를 제시하고자 한다.
1. Godot의 공간
연극공간의 개념은 시대와 사조에 따라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예컨대 19세기말에 득세한 자연주의 연극은 연극을 현실의 단면으로 간주하고, 앙트완(Antoine)의 ‘제 4의 벽’의 이론에 따라 환각주의에 입각하여 무대를 현실과 똑같이 재현시키고자 했던 반면, 상징주의 연극은 상징을 통해 본질의 세계에 도달하려 했던 이념에 따라 무대도 상징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부조리극에서 공간은 파괴된 내적 형태의 공간, 밀폐된 공간, 간이역 혹은 일시적 기항지와 같은 공간, ‘이곳’과 ‘저곳’의 명확한 구분이 없는 공간으로 표현되고 있고 Godot의 공간도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참고문헌
Beckett, En attendant Godot, Les édition de minuit, Paris, 1986
Ubersfeld, Lire le théâtre, Editions Sociales, Paris, 1978
Samuel Beckett, Cahier de l`Herne, Le livre de poche, Paris, 1976
Configuration Critique de Samuel Beckett, La revue des lettres modernes, n°100, 1964
오증자 역,『고도를 기다리며』정우사, 1995
신현숙, 『희곡의 구조』문학과 지성사, 1990
김찬자, 「연극과 신화-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중심으로」 in 『한국연극학』제 12호
제 23회 서울연극제 초청공연『고도를 기다리며』팜플렛
산울림 공연 비디오, EBS 방영, 1999
프랑스 공연 비디오, FR3 방영, 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