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동사로서 `배다`는 두 가지의 의미를 지닌다. 첫째가 `~을 잉태한다`는 것으로 쓰인다. 예컨대 `소가 새끼를 배다` 라고 할 때, 그 `배다`는 것은 `잉태하고 있다`의 의미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이다. 즉 어떠한 것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둘째는 `~에 익숙하다는 것`으로 쓰인다. 예컨대 `운전하는 것이 몸에 배다`라고 할 때, 그 `배다`라는 것은 `익숙하다`의 의미와 역시 일치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결국 `배다`는 `~을 지닌다 또는 갖는다`는 뜻을 그 중핵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한가지 절대로 놓칠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무엇을 지니게 되기까지의 `과정`이다. 다시 말하여 `배는 과정`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아니, 무엇보다 바로 그 부분을 명확하게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잉태의 과정을 보면 그것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절대로 어느 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 변화의 과정은 쉽게 포착될 수 있는 것이 아닌 은밀히 진행되는 것으로 일정한 기간의 흐름 뒤에나 비로소 확인되는 그런 과정인 것이다. 이것은 주로 안으로의 양적 변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하여 밖으로의 질적인 변화를 위주로 한 익숙해지는 과정을 보면, 이것은 반복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처음의 서먹함과 어설픔이 능숙하고 완숙한 경지에까지 이르기 위해 쉴 새 없는 되풀이 과정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 역시 절대로 어느 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때 일어나는 변화는 자신도 쉽게 느낄 수 없으리 만큼 은밀한 것이어서 일정한 기간의 흐름 뒤에나 확인되는 것이다.
결국 배움이란 점진적이고 반복적인 과정의 뒷받침이 없이는 이루어 질 수 없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굳이 불교용어를 사용하자면 순간적인 돈오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