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유격대국가란 김일성의 만주항일유격대 정신에 기초해 인민들에게 유격대식 학습과 훈련, 정신무장을 요구하는 국가라는 것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이론이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 이유는 북한에서 60-70년대에 행해진 사상교육과 주체사상의 영향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즉 김일성의 항일유격대 계열과 권력을 분점 했던 남로 계, 소련 계, 연안 계 등이 숙청된 이후, 권력의 중심에는 동북항일연군 제1로군 출신의 김일성부대원들이 독점하게 되었다. 따라서 북한의 항일독립운동사는 김일성중심의 만주항일유격대의 전유물이 돼 버렸고, 항일운동사에서도 타계파의 공헌은 삭제되어야 했다.
따라서 김일성과 그의 유격대 동료들의 공훈과 우애를 다룬 일화들이 널리 보급되고 찬미되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전 인민들은 김일성부대의 항일유격활동과 그 업적을 공부해야 했다. 인민들 역시 항일유격대원들을 배움으로써 그들의 미덕을 본받고 그들과 같은 방식으로 실천할 것이 의무로 부과되다시피 했다. 그러한 배경에서 유격대 국가론이 등장하게 되었던 것이다. 북한이 이러한 유격대국가로 본격 체제 개편되는 시점을 저자는 김일성 유일주체사상이 전개되는 67년 이후72년 무렵으로 잡고 있다.
정규군국가론은 유격대국가에서 강조되던 항일유격대를 혁명적 군인정신으로 대체한다. 그에 따라 인민군은 ‘혁명의 기둥이며 주체혁명 위업 완성의 주력군’으로 승화된다. 요컨대 군을 앞세우는 선군정치인 것이다.
저자는 유격대 국가적이던 북한이 1998년 9월에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제10기 제1차 회의에서 신헌법이 선포됨으로써 법제적인 토대까지 마련했다고 본다. 이런 맥락에서 국방위원회는 ‘국가주권의 최고지도기관’이 되었으며 김 정일은 국방군사위원장에 추대됐다. 따라서 저자에 따르면 북한은 김 정일 체제가 들어서면서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이행`한 것이 된다. 그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