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병산 서원의 구조는 간단하다. 제일 북쪽 높은 곳에 도서관과 서애선생을 모신 사당이 있고 그 앞에 명륜당인 입교당이 있고, 그 좌우에 동해 서재가 있으며 입교당과 마주 본 곳에 넓은 누마루 건물인 만대구가 있고 그리고 복례문이라 불리는 정문이 병산 서원의 전부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서원은 양반 자제들을 가르치는 사립학교다. 이 병산 서원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게 한다. 교육이란 무엇인가?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교육과 인간 교육이란 것을 막 떠올리게 한다.
병산서원은 안동 하회마을 뒤쪽에 있다. 맞은편에는 병산이 그야말로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낙동강이 그 앞에서 하회마을을 끼고 돌아간다. 이렇게 병산서원은 병산과 낙동강을 앞에 두고 북쪽 언덕 쪽에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 양반들은 그들의 자제를 가르치기 위해서 마을로부터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이곳에 학교를 지었던 것이다. 너무 경치가 좋은 곳도 피했다. 경치에 빠져 공부에 소흘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앞에 조용히 흐르는 낙동강은 얌전하고 얕다. 여름에는 얼마든지 물놀이도 가능하다. 넓은 모래사장 역시 더없는 운동장이고 사색터 였다.
병산 서원은 이렇게 자연 속에 파뭍혀 있다. 산과 물. 그리고 그들과 함께 하는 해, 달, 별 시시각각 자연의 조화를 언제나 만날 수 있고, 사시사철의 변화무쌍을 항상 만날 수 있다. 자연은 최고의 스승이다. 자연이 만드는 기운, 분위기는 사람을 자연스럽게 만들고 정제하는 힘이 있다. 학생들은 자연의 한가운데서 그 정기를 받아가면서 자연의 법칙을 내면화해 갔다. 그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깨우치는 길이기도 했다. 병산서원 앞에 서면 이런 황홀한 교육적 분위기가 그것을 느낄 수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왈칵 눈물을 쏟아내게 한다. 절묘한 자리에 절묘한 분위기의 건물이 만들어내는 그 조화에 가슴이 뭉클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