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들어가며
미국의 21세기 첫 대통령으로 조지 W 부시가 미 백악관 앞에 섰을 때, 많은 사람들은 우려의 눈으로 그를 지켜봤다. 21세기 첫해에 세계 유일 초강대국인 미국이 수행해야할 역사적 임무에 비해 백악관에 입성하기 전에 보여준 부시의 모습은 냉전시대에나 어울릴 법 한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세계인들이 그 때 가졌던 우려는 점차 실망과 분노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세계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다.
한국인들이 부시의 취임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남다른 점이 있었다. 2000년 6월, 분단이후 최초로 남한의 최고지도자가 평양으로 날아가 북한의 최고지도자의 손을 맞잡고 ‘전쟁이 아닌 평화’를, ‘분단이 아닌 통일’을 위해 노력하자고 했을 때,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냉전의 외로운 섬 한반도는 감격과 환희로 달아올랐었다. 6.15 공동선언에 자주의 원칙이 명시되면서 우리의 문제를 남북한 스스로 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져갔다. 그러나 그 때의 환희와 기대가 체 가시기도 전에 우리는 한반도 국제정치의 냉엄한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남북한 모두에게 원하던, 원하지 않던 미국의 긍정적인 역할이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