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ー 줄거리
뉴질랜드의 여성 감독 제인 캠피온의 <피아노>는 19세기 말 미개척지 뉴질랜드를 배경으로 말을 못하는 20대의 영국인 미혼모 아다의 피아노와 성적 욕망에 대한 강한 집착을 그린 영화이다.
`나는 여섯 살 때부터 알지 못할 이유로 말을 잃어버린 채 침묵의 세계를 살아왔다. 이제 나의 아버지는 나를 시집보내려 한다. 그래서 나는 딸과 함께 남편의 나라로 떠나야 한다.` 여주인공 아다의 마음으로부터 들리는 소리에 이끌리며 이 영화는 19세기 말 미개척지 뉴질랜드 해변에 두 모녀와 한대의 피아노가 도착하는 경이로운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아홉 살 난 딸 사생아 플로라를 가졌기 때문에 고국을 떠나 결혼해야 하는 당대 현실분위기에 떠밀려 당도한 이 낯선 곳에서 그녀는 딸을 기다리며 하룻밤을 지낸다. 그녀가 세상과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피아노와 그녀의 딸 플로라이다. 다음날, 정략결혼으로 남편이 된 스튜어트가 모녀 앞에 원주민을 데리고 그들 모녀를 데리러 오지만, 스튜어트는 이동거리가 멀고 험하다며 아다의 심정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아다가 목숨보다 아끼고 세상과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피아노를 버려두고 간다.
울창한 밀림의 습지대가 주는 특유의 답답한 생활에서 그녀의 유일한 활력소는 해변에 두고 온 피아노에 대한 생각뿐이다. 남편의 친구 베인스를 설득하여 그의 도움으로 피아노를 가져오는데 성공하지만 남편은 베인스의 땅을 사는 대가로 피아노를 팔아넘긴다. 아다의 피아노에 대한 집착과 소중함을 눈여겨보던 베인스는 레슨을 받는다는 핑계로 아다와의 육체관계를 협상한다. 베인스는 아다가 피아노를 치는 동안 자신이 원하는 어떤 행동이든 할 수 있도록 허락한다면 피아노를 돌려주겠다고 약속한다. 아다는 그의 요구를 들어줄 때마다 한 개의 건반을 넘겨받는다. 점차 둘의 관계는 협상을 뛰어넘어 서로의 사랑에 대한 열려진 마음과 타자간의 이해를 발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