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비닐 표지의 두툼한 ‘다이어리’에 연예인 사진(주로 얼굴 반을 염색한 머리칼로 커튼을 친 듯 가리고 있다.)을 모아서 귀중한 재산인 양 간수를 하는 아이들이 많은 우리 반에게 나는 명령한다. 매주 시 한 편씩을 외우라고. 무조건.
진달래가 피기 시작할 때는 소월의 ‘진달래꽃’을, 벚꽃이 눈 내리듯 질 즈음에는 이형기의 ‘낙화’를 적어준다. 편리한 등사기로 금방 인쇄해 줄 수도 있지만 일부러 칠판에 분필로 적어준다. 4월 셋째 주에는 ‘껍데기는 가라’. 칼칼하고 힘찬 어조로 낭송하는 테잎도 들려준다. 낭송이 끝나면 나는 껍데기와 쇠붙이 그리고 알맹이의 상징적 의미를 설명할 참이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갑자기 여기서 저기서 낄낄거리기 시작한다. 웃을 대목이 아닌데. 왜냐고 묻자 한 녀석이,
“선생님, 이 시 정말 신동엽이 썼어요?”
2. 본론
지금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이 작년 어린이날 선물로 부탁한 것이 앵무새 한 쌍. 그것도 아기 새를 사서 사람의 말을 가르치겠다고 했다. 보통 아이들이 게임CD 같은 것을 많이 원한다는데 이 얼마나 기특한 생각인가 감격하며 기쁘게 사 왔다. 처음 몇 달은 아침저녁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