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Ⅰ 개 요
1. 신화의 의의
인간의 정신은 다양한 방식으로, 여러 매체들을 통해 스스로를 표현한다. 신화는 언어로 표현된다는 점에서 가장 넓은 의미에서의 문학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역사와 철학 또한 언어로 표현되지만 역사학자나 철학자들이 역사나 철학을 문학과는 다른 것으로 간주하듯이, 신화학자들 역시 신화를 문학과는 다른 것으로 본다. 이는 역사, 철학, 신화, 문학의 영역이 서로 구별되는 뚜렷한 경계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용어로 지칭될 수밖에 없는 문화 장르들의 성격과 가치의 차이를, 인간의 존재 양태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신화와 문학 작품을 구별하는 다소 거친 기준들 중의 하나가 저자의 유무이다. 구비문학은 세인들의 입과 귀를 통해 전해지던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 성격과 가치가 문학보다는 신화 쪽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구비문학 연구에서의 문제의식과 연구방법들은 여러 면에서 신화연구에서의 그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요즈음 우리나라 구비문학 연구에서는 그 탐구영역을 국내의 경계를 벗어나 점차 동아시아라는 보다 넓은 영역으로 확대시키는, 그리하여 비교연구 쪽으로 향하는 한 흐름이 보이는 것 같다. 신화학이 비교신화학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이러한 방법적 지향은 초기 신화학이 행했던 방법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비교연구를 지향하든, 아니면 특정 지역의 구비문학으로 제한하여 연구를 행하든, 구조분석을 시도하는 작업들이 종종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구비문학 연구자들은 이외에도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들을 구비문학 연구에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비교연구와 구조분석은 신화학 초기부터, 그리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신화학의 두 주축을 이루는 역사-문헌학의 전통과 종교인류학의 전통이라는 두 전통 속에서 발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