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임신, 출산 둘러싼 여성현실 무시말아야”
특히 낙태를 ‘성도덕’의 문제로 접근하여 비현실적인 당위만을 강조하는 식의 사회 분위기는 현실적인 해결방법과 낙태를 둘러싼 제반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 법적 혼인관계 밖의 성관계는 원천적으로 반대하며 비혼자의 낙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순결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그 한 예다.
그러한 접근은 낙태, 임신과 출산을 둘러싸고 건강과 복지, 심리적 사회적인 면 모두에서 가장 큰 변화와 어려움을 겪는 여성과 그 여성들이 처해있는 현실을 개선하지 못한다. 설사 낙태 이후 여성이 겪을 수 있는 건강 상의 문제들을 고려한다 해도 결국은 `낙태하지 말라`로 귀결된다면, 그것은 낙태아 사진 전시와 다르지 않은 ‘겁주기’와 비슷한 선상으로 이해된다.
사회적으로 낙태를 줄여가려는 노력은 당사자인 여성들의 건강과 복지, 그리고 낙태를 둘러싼 사회구조적인 문제들을 바꿔나가는데 주요한 관심을 둬야 한다. 낙태를 원하건 원하지 않건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 개인 산부인과의 주요수입원이 임신중절수술이라고 할 만큼 의료계가 낙태를 권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또한 수술이 여성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충분한 홍보가 없기 때문에 많은 남성들이 낙태를 수술비만 주면 되는 문제로 생각하거나, 수술을 받는 여성 역시 수술 전후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서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그리고 피임이 실패로 돌아가서 임신을 하게 되었을 경우, 여성들이 오로지 낙태만이 아니라 출산 및 양육을 할 수 있는 선택지를 가질 수도 있는 사회적인 여건과 분위기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