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여기에서 시민사회에 대해 생각해 보자. 1990년대 후반 들어 한국사회에서 시민사회의 구축이 점차 활발해져가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교육분야의 시민사회는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시민사회라는 것은 시장에서의 자유에 바탕을 둔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들이 모인 사회이다. 교육에서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은 누구인가? 바로 학생과 학부모들이다. 시민사회라는 것은 이와 같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교육공동체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 교육공동체가 학생과 학부모가 포함되어 있지 못한 것을 우리는 자주 발견하게 된다.
국민의 정부에서 교육개혁을 시민단체의 힘으로 해결하겠다고 나섰지만 그들이 진정한 시민사회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것은 시민사회에 당연히 담겨 있어야할 시민의 이익이라는 것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그것은 교육이라는 활동이 경제나 정치활동처럼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해관계를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수혜자의 이익’이 반영되거나 고려되지 않는 시민사회는 진정한 의미의 시민사회라고 볼 수 없다. 시민사회에는 개인의 주권이 존재하고, 이를 행사하기 위한 개인적 집단적 노력이 존재해야 하는데 이를 담당해갈 주체세력이 한국사회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시민사회는 주권을 가진 집단이 그들의 주권을 행사하기 위한 개별적 집단적 노력을 전개하는 곳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교육의 주권에 대한 공공적 합의도 존재하지 않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개별적 집단적 노력도
찾아보기가 어렵다. 교육의 주권이 무엇인가에 대한 인식이나 합의가 없는 시민운동으로서의 교육공동체운동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아이들을 살리는 교육이 될 수 없다. 국가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의 인위적 형성은 결과적으로 과거의 국가가 누리던 지위를 선택된 시민사회가 대신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