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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훌륭한 도시는 위에서 내려다보면, 11월에 연꽃 핀 연못의 형상으로 보이기도 하고 완전히 성장한 버섯처럼 넓게 펼쳐진 모습을 띠기도 한다. 대단히 이국적인 풍경 가운데 뚜렷하게 보이는 성벽의 길을 따라 자연스레 눈길을 돌리면, 한 쪽으로는 남산으로 올라가게 되고, 다른 쪽으로는 북한산의 능선을 막힘 없이 따라가게 된다. 점점이 숲이 있고, 그런가 하면 빈 벌판이 펼쳐져 있고, 사라졌다가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다시 나타나는 협곡도 보인다.
이 성벽은 주변의 언덕만큼이나 견고한 모습인데, (공사관의 폭스 씨의 설명에 따르면) 높이는 7.5∼12미터이고, 길이는 총 22.5킬로미터라고 한다. 성벽 전체를 따라 총안(銃眼)이 설치되어 있고, 튼튼한 아치형의 석조 통로로 된 8개의 관문이 있는데, 그 위에 한 겹, 두 겹, 혹은 세 겹으로 기와를 입힌 높은 성루가 자리하고 있다. 성문은 일몰부터 이튿날 일출까지 닫힌다. 이 거대한 성문은 목조인데, 돋을새김 장식이 많고, 철판을 덧붙여 견고하게 만들었다. 성문마다 중국식으로 거창한 이름이 붙어 있는데, `돈의문(敦義門)`, 숭례문(崇禮門)`, 혹은 `흥인지문(興仁之門)` 등과 같은 식이다.
성 밖으로 나서면 곳곳에 언덕과 숲이 우거진 계곡이 있는 매혹적인 시골 풍경이 펼쳐져 있다. 이따금 야산에 장중하게 꾸며진 왕릉이 보이는데, 그 주위를 대개 멋진 소나무 숲이 둘러싸고 있다. 과수원과 화원이 곳곳에 있고 그 사이에 마을이 들어앉아 낭만적인 풍경이 보이기도 한다. 서울처럼 인근에 아름다운 산책로와 마찻길이 있고 외과지대로 조금만 나가더라도 한적한 숲이 펼쳐져 있는 도시는 동양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또 한 가지 덧붙여 말한다면, 서울만큼 안전한 도시는 없다는 것이다. 내가 직접 경험한 바이지만, 이 곳에서는 여자들이 유럽에서처럼 누군가를 대동하지 않고도 성 밖의 어느 곳이든 아무런 성가신 일을 겪지 않고 나다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