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분석할 경우, 매우 구체적인 것에서 시작하기 쉽다. 예를 들어, 한국의 사회를 분석한다고 할 때, 우리는 인구라는 매우 구체적인 변수에서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인구에서 시작하는 서술은 그 자체로 현실에 대한 깊이 있는 설명을 해주지 못한다. 다시 말해, 인구를 분석할 때, 그것을 둘러싼 계급 관계, 생산 관계 등을 간과한다면 그것은 단순히 하나의 추상에 불과하다. 인구라는 개념은 처음에는 혼란스러운 것이지만 상세한 규정을 통해 나중에 풍부한 총체로서 다가오게 된다. ꡔ칼 맑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선집ꡕ, 최기문 역, 박종철 출판사, p.416.
그래서 우리는 ‘구체에서 추상으로 다시 구체로’ 라는 마르크스의 방법을 따를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의 자본주의를 분석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자본주의 사회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현상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자본의 축적 과정에 대한 역사적이고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현재의 현상에 몰두한다는 현재의 자본주의를 단순히 개인과 개인의 자유로운 경쟁상태로 바라본다는 말로써 자본주의 내에서의 생산 관계를 둘러싼 계급 관계를 사상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그 자체가 우리에게 알려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반면 역사적이고 총체적인 접근은 자본의 형성 과정에서 생겨난 계급 갈등과 이 과정에서의 국가 권력의 역할을 설명할 수 있게 한다. 구체적이고 세밀한 규정에서 출발하여 한국 자본주의를 바라본다면 주입식으로 피상적으로 배웠던 ‘빛나는 산업화’가 아니라 그 시초부터 억압적이고 강제적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매우 교묘한 이데올로기적 작업이 개입해 있던 한국 자본주의의 역사를 고찰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 과정에서 생겨난 한국 자본주의의 관료자본주의적 성격과 대미 의존성 등은 현 시기의 한국 자본주의의 운동과 정세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기준점을 제시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참고문헌
박현채, ꡔ청년을 위한 한국 현대사:1945-1991 고난과 희망의 민족사ꡕ, 소나무(1993).
강만길, ꡔ20세기 우리 역사: 강만길 교수의 우리 역사 강의ꡕ, 창작과 비평(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