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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의한 한국 여중생 사망사건과 전국적인 촛불시위 그리고 2003년 후반기이후 이라크 전쟁에 따른 한국군 파병문제로 한국인의 반미 여론은 확산되고 있다. 한때 경제발전을 위한 ‘혈맹’이자 안보 지렛대로 인식돼온 미국에 대해 우리 국민들의 생각이 급속하게 바뀐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권용립(2003)의 지적처럼, 한국 사회에서 번지고 있는 반미 여론과 의견은 친미(親美)에 대한 반작용이 아니라 미국에 대해 일방적으로 품어왔던 맹미(盲美)의 환상이 무너지면서 생긴 반작용인가?
첫 단추가 잘못 채워졌던 것인가? “해방군” 대 “점령군”이라는 한미 상호간의 인식상의 비대칭성과 이에따른 애증(愛憎)은 이제 역사의 공간을 뛰어넘어 오늘날 한국 사회 최대 논점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그것은 우리에게 단순히 한미간의 관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현실 진단과 함께 통일 한국의 미래, 나아가 한민족의 발전 방향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 제기와 밀접한 관련성을 맺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는 미국과 미군을 바라보는데 있어서 ‘민족 공조론’과 ‘한미공조론’이라는 뚜렷이 구별되는 두 가지 시각이 대비된다. ‘민족 공조론’은 우리 민족의 운명이 더 이상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의해 결정 되서는 안 되며 이를 위해 민족정서를 바탕으로 자주적인 남북관계를 구축하고 전통적인 한미관계는 전향적인 관계로 재편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반해 ‘한미 공조론’은 미국과의 군사, 외교적 동맹관계를 근간으로 남북 관계의 점진적 변화를 추구한다. 전자에 기반을 둔 의견이나 태도, 세력은 우리 사회에서 진보주의 또는 진보 진영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후자를 바탕으로 하는 의견이나 세력은 보수주의 또는 보수 진영으로 인식되고 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 하면 진보 진영은 첫 단추가 잘못 채워졌기에 차제에 새 옷으로 바꿔 입자는 주장이 강한 반면에 보수 진영은 비록 첫 단추가 잘못 채워졌지만 옷 자체를 벗어 던질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