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그리고 이번 공연은 특별히 어느 한 대목이 인상깊게 남은 대목이 없었다는 것이 나에게는 조금 아쉽게 다가온 점이었다. 그것이 특별히 미학적이지 않다고 할 지라도, 아주 재미있고 판소리 공연을 들은 후에 뇌리에 남을만한 부분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만약 그럴만한 대목이 있었다면 “새타령” 정도일까? 권력 싸움과 투쟁으로 가득한 <적벽가> 혹은 <삼국지>에서 이렇게 서민적이며 애처로운 부분을 찾아내어 형상화하기란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만의 판소리 미학이 아닌가 싶다.
물론 한승호 명창의 소리를 듣고 있는다는 건 지극히 편안하고 즐거운 일이었다. 처음 들어보는 타입의 판소리였고, 친근감이 많이 느껴지는 소리였다. 힘이 없다고 해서 훌륭한 소리가 아니었다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내면화된 공력이 느껴지는 소리였달까. 톡톡 튀는 맛은 없었을지 몰라도 연륜이 많이 묻어나는 소리였다.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소리라는 표현이 어쩌면 한 명창의 소리에 딱 들어맞는 말일 것 같다.
그러나 솔직히 좀 말하면 거기서 끝이었다. 말하자면 밋밋하고, 무언가 자극적인... 좀 안 어울리는 비유일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판소리 듣기 초심자인 나에게는 듣기에 편하고 강렬하다고 말할 만한 ‘임팩트 Impact`가 없었던 것이다.
3. 결론
어쩌면 어느 분 말씀처럼 그런 대 공연장에서 볼 것이 아니라 몇 명이 모인 사랑방 같은 곳에서 공연을 하고 소리를 즐겼더라면 훨씬 더 많이 알아듣고, 훨씬 더 많이 즐길 수 있는 소리가 되었을 것임에 틀림없다. 물론 나도 눈치 안 보고 신나게 추임새를 넣었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그것은 판소리 공연 대중화에는 별 도움이 안 되는 일일 것 같기도 하다. (아니, 그 반대인가?) 사실 국립극장에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만난 판소리 공연 관람자들이 다 어떤 사람…
그렇지만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그것은 판소리 공연 대중화에는 별 도움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