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두뇌를 구성하는 신경세포도 반도체와는 전혀 다른 물질을 가지고 있다. 두부처럼 물렁 물렁하며 맥박에 따라 꿈틀꿈틀 박동하는 뇌는 컴퓨터와는 하는 일이 다른점도 많다. 기존의 컴퓨터는 수치계산이나, 엄청나게 많은 숫자들을 통계 처리하는 것 같이 내장된 프로그램에 따라 순차적으로 수행하는 일에는 인간보다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인간의 두뇌는 이런 복잡한 수치계산이나 수십단계의 순차적 정보처리에는 매우 취약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며 오차의 범위도 엄청나다. 그러나 눈으로 보고 단숨에 물체를 식별해 내는 시각적 영상 인식이나 소리를 듣고 음성과 언어로 알아내는 음성인식, 그리고 매우 불충분한 자료를 가지고도 훌륭히 학습해 낼 수 있는 능력들은 아무리 용량이 크고 속도가 빠른 슈퍼컴퓨터라도 인간의 두뇌를 따라올 재간이 없다. 인간의 두뇌는 그 속도와 신뢰도는 떨어지지만 어떤한 상황에서나 자극의 형태를 융통성 있게 소화하고 스스로 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 매우 가변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두뇌는 인간이 제조한 기계들과는 달리 종류가 극히 제한된 신경 세포로, 매우 단순한 구성 과정을 통해 1백 억개 이상의 세포가 1조개 정도의 회로망을 이루어, 적응성과 여유성을 가지고 작업을 훌륭히 수행해내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마치 의식은 물질에 구애되지 않고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진행된다는 느낌을 갖고 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