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젠더’는 공론의 장에서 파열음을 내는 매우 논쟁적인 주제가 되었다. 여성부가 생기고 성폭력과 성희롱을 처벌하는 법률이 자리잡았으며 ‘우먼 파워’의 급격한 신장에 감탄하는 기사가 연일 언론에 보도된다. 하지만 여성주의 프로젝트가 날로 늘어나고 발전하면서, 여성 지식인 및 활동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독립적이 되면서, 그만큼 그것에 불편해하는 목소리도 늘어나고 있다. 술자리에서, 뒷골목에서, 중계되지 않고 기록되지 않는 공식/비공식 세미나에서 여전히 남자들은 여성주의 의제에 대해, 그 논리와 정서에 대해 불편함을 토로한다. 물론 남자 진보 지식인들의 여성주의에 대한 불편함은 호주제 폐지를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여성 할당제나 군가산점 폐지에 대해 폭력적으로 공격하는 우파 ‘마초’들의 적대감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것을 뭉뚱그려 ‘남자는 할 수 없어!’라고 얘기하는 것은 전략적으로도 정치·윤리적으로도 적절하지 못하다.
하지만 남자 진보 지식인들은 여전히 ‘여성주의’를 삐딱한 시선으로 쳐다보며 거리를 둔다. 적극적인 수용은 먼 나라 얘기다. ‘성차별’이란 비난, ‘남성우월주의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