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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성행위를 하는 남녀의 전신이 드러나는 것은 물론, 성기의 삽입을 연상할 수 있는 하반신과 하반신의 밀착, 왕복운동, 손가락에 의한 음부자극, 입으로 하는 성기 애무, 체액의 분비 등 온갖 성교의 양상이 적나라하게 묘사된다. 단지 엄격히 지켜지는 원칙은 끝까지 국부 그 자체는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상력이 충분한 청소년들이 모자이크로 입 주위를 가린다고 해서 화면 속의 여자가 물고 있는 것을 핫도그라고 생각할까? 하반신이 밀착된 채 벌거벗고 율동하는 남녀를 보고 레슬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일까?
아마 일본 심의위원의 대답은“예스”인가 보다. 그 같은 내용의 비디오와 영화에 버젓이 ‘영윤’(우리나라의 공윤에 해당) 마크가 찍혀나오는 걸 보니 말이다. 실제로 최근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크레용 신챵](우리나라에서 ‘짱구는 못말려’라는 제목으로 출간된)까지도 그 웃음의 주된 기조가 다섯 살의 어린 아이가 벌이는 나이답지 않은 성적 해프닝(엄마의 팬티를 머리에 쓰거나 어여쁜 아가씨를 보면 유혹하려는)이고 보면 ‘일본인에게 섹스는 정말로 생활이며, 공기와 같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사실 좀 심하게 말하면 거의 모든 저패니메이션은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 섹슈얼 코드를 담고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실제로 필자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텔레비전(!)에서 방영되었던 [요술공주 새리]을 보면서 왜 그렇게 새리의 팬티가 자주 보이는지, 또는 아무리 만화영화지만 이런 내용을 텔레비전에 방영해도 되는지 의아했지만 나중에 저패니메이션의 ‘실태’를 알아본 결과 이 정도의 표현은 그야말로 ‘애교’에 불과했던 것이다. 실제로 저패니메이션에 있어서 하드 코어와 소프트 코어를 구분하는 것은 성기의 노출과 마스킹이 있느냐 없느냐일 뿐 성적인 내용의 함의에 있어서는 전혀 강도의 차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