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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건국신화와 왕권에 대한 관념
신라의 건국신화는 신라라는 나라가 어떻게 있게 되었는가를 왕의 탄생과 즉위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나라의 근본이 왕에 있다는 것이다. 결국 건국신화는 나라의 근본을 설명하는 가운데 왕권의 기원과 성격을 설명하는 왕권신화라고 할 수 있다. 왕권의 기원은 시조왕에게서 출발한다. 따라서 건국신화에서 시조왕을 어떠한 존재로 표현했는가를 살펴보면 그 신화를 창출하고 전승하던 신라인들의 왕권에 대한 관념을 알 수 있다.
박혁거세는 불구내라고도 하였다. 불구내왕이 광명이세를 의미한다는 설명이나 그가 하늘의 빛이 내려와 생긴 알로부터 태어났다는 사실에서 박혁거세는 광명적 존재이자 그 광명으로 현현된 천신적 존재로 믿어진 신화적 시조로서의 성격을 가진다. 혁거세를 ‘천자’로 생각했다든지, 그가 죽어서 승천했다고 믿었던 데에서도 드러난다.
박혁거세는 스스로 알지거서간이라고 말했다는 전승을 가지고 있다. 알지란 곡령적 존재를 찬양하는 호칭이라는 견해에 따르면, 이러한 전승은 시조왕 혁거세가 신라 사회의 농업 생산의 풍요를 책임지는 존재로 인식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혁거세는 죽어서 승천하였는데 7일후 그 유체가 땅으로 떨어져서 국인들이 합쳐서 장사하려 하였지만 큰 뱀이 이를 막았기 때문에 오체를 각기 장사지냈다고 한다. 신이나 영웅, 왕들의 유해가 절단되고, 그것이 여기저기 뿌려져 각기 다른 장소에 매장되었다는 신화는 세계 각지에서 많이 보이는데, 이러한 신화들은 왕이나 주술사의 육체를 절단하여서 대지의 풍요와 또 인간이나 가축의 다산을 보증하기 위해서 국내외 여러 지방에 그 단편을 매장했던 관습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결국 혁거세의 비상한 죽음에는 그의 농업신적 성격이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