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Ⅰ. 서론
최근 한국 사회에는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말이 돌고 있다. 민중의 삶과 직결된 사회경제적 문제가 기존 정치권에서 심도 있게 다뤄지지 않으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감과 독재 정권에 대한 근거 없는 향수가 등장하고 있다. 최장집은 이를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군부권위주의라든가, 군주정, 귀족정과 같은 다른 경쟁적인 체제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것이 다른 체제보다 보통 사람들의 삶의 질의 개선을 포함하는 시민권의 확대와 실현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경제 또는 시장의 영역에서 약자이며 소외된 보통사람들이 민주주의라는 정치적 방법을 통하여 시민권을 획득, 확대하고 그들의 삶의 조건을 개선할 수 있을 때 체제로서의 민주주의가 작동한다고 말할 수 있다. 말하자면 절차적 방법을 통한 실질적 문제의 해결 또는 개선이 그 핵심인 것이다.…(중략)…IMF 위기 이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조건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사회구성원들의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렇다 할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은 과거 군부 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경험을 희석시킨다. 이는 군부 독재 정권 붕괴의 성과를 군부 독재의 잔당이나 지역주의에 기반한 부르주아 계급 일파에 헌납한 데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 절차적 민주주의에 있어서 한국의 민중은 상당 부분 진보를 이루어 냈다. 불행히도 그러한 진보는 사회경제적 여건의 호전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빈곤과 불평등이 만연하고, 이에 대한 저항은 민주주의적 절차를 수호한다는 언사와 물리력으로 탄압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독재에 대한 향수는 이러한 토양을 기반으로 해서 자라나고 있다. 경제 성장이라는 신화의 존재는, 그 사실 여부를 떠나서 독재에 대한 근거 없는 향수의 뿌리가 되고 있다. 수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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