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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중심국가가 되려면 경제대국이 되는 것 못지않게 ‘문화일류국’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경제대국 일본이 진정한 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문화대국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전 일본수상 호소가와의 주장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경제의 문화화’가 고도로 진행되고, 문화적 삶의 비중이 대단히 높아지는 21세기에 국가의 가장 귀중한 자원은 무형의 연성자원, 즉 문화적 역량이다. 우리 민족은 이러한 문화적 역량을 역사 속에서 꾸준히 축적해 왔다.
본래 한국은 개방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 남의 발달된 문화를 과감히 문을 열어 자기 것과 동화시키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데 남다른 능력이 있는 사회인 것이다. 남의 것인 불교를 수입하여 더욱 높은 차원으로 승화시킨 것이 신라와 고려였고 성리학을 국가의 지배이념을 채택하여 청나라보다 더 ‘중화(中華)적인’ 세계 속에 살았던 것인 조선이었다.
불교문화의 진수를 보존하면서 동시에 동양 최대의 기독교 인구를 가지고 있으며 또한 유교적 공동체 윤리를 간직하고 있는 한국 사회야말로 문화적 다양성과 포용력을 가진 개방문화사회이며 이러한 장점을 최대한 살려나가야 한다. 동서양 문명의 장점을 조화시키고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세계사의 최대 과제라면 한국은 이를 풀 수 있는 몇 안되는 나라 중의 하나이다.
한편 21세기가 지식정보문명과 깊숙히 결합되어 있는 문화우위시대라는 것은 문화일류국가라는 목표가 단순한 도덕적 규범적 요구가 아니라 실용적 요구임을 알 수 있게 한다. 노동시간이 줄어들고 자유시간이 늘어날수록 문화적 욕구는 확산되며, 이 문화적 욕구를 대상으로 하는 문화산업 시장이 최고의 수익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장으로 각광받게 된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경쟁력 있는 멀티미디어산업 및 문화산업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 나아가 이를 통해 자유시간 사회에서 문화생활의 질을 그야말로 세계일류로 만드는 것을 국가경영의 중요한 타깃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