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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권의 시대에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중앙의 국회의원, 대통령은 물론 지방의회, 자치단체장 모두 국민의 선거로 선출되고, 그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다. 그런데 법관은 어떤가? 법관은 소정의 시험과 교육을 받고 변호사의 자격을 부여받은 자 가운데, 국회의 동의와 대통령의 임명을 받은 대법원장으로부터 다시 임명된다. 국민과 법관 사이에 대통령―국회―대법원장이라는 경로를 거쳐야 한다. 그러한 경로가 번다할수록 국민의 직접적 의사로부터는 그만큼 멀어지게 된다. 그런데 대통령과 국회는 짧은 임기동안의 위임인데 반해, 법관의 경우 한번 임용되면 (특히 재임용단계에서 예외적으로 탈락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본인이 원하는 한 장기연임을 하게 된다. 따라서 국민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재판활동을 수행하게 된다. 이렇게 민주주의, 국민주권의 원리에 비추어 볼 때 사법은 다른 정부부처보다 민주적 정당성에 그만큼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독립성은 사법에 대한 국민적 신뢰의 중요한 필요조건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보다 근본적인 질문은 누구의 사법인가? 누구에 의한 사법인가? 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국민주권 및 민주주의 원칙에 충실한 사법의 형태는 어떤 것인가의 질문이다.
이제까지의 사법의 주체는 국민이 아니라 직업적 사법관료(judicial official)였다. 직업적 사법관료는 법률 및 재판에 대한 전문성의 요건을 충족시키고, 사건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어 초연성의 덕목을 아울러 충족시킬 수 있다고 주장되어 왔다. 그런데 과연 그런가? 법관·검사가 법률문제가 아닌 사실문제에 대해 일반인보다 더 전문적이라는 주장은 공지의 사실이 아니다. 법관과 검사가 개별 …
이제까지의 사법의 주체는 국민이 아니라 직업적 사법관료(judicial official)였다. 직업적 사법관료는 법률 및 재판에 대한 전문성의 요건을 충족시키고…